알아두면 쓸데있고 재미있는 강아지 잡학사전, 알쓸강잡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강아지를 키우다보면 응가를 하기 전에 계속 빙빙 돈다거나, 갑자기 사람들의 사타구니 냄새를 맡아서 깜짝 놀라거나 당황스럽게 하거나 뒷발을 들고 앞발로만 서서 엉덩이를 바닥에 끌고 다닌다거나 등등 '도대체 저런 행동은 왜 하는 거지?'라는 궁금증이 생길 때가 많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강아지가 하는 이상해보이는 행동들 중에서 응가하기 전에 빙글빙글 도는 행동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이유: 주변 살피기
강아지가 응가하기 전에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보고 있을 때면 운동회에서 코끼리 코를 하고 빙글빙글 돌아 출발하는 달리기가 생각나더라구요. 직접 해보면 생각보다 엄청나게 어지럽습니다. 그런데 강아지들은 그렇게 많이 돌고도 어지러운 기색 없이 응가를 잘하지요.
강아지가 이렇게 응가하기 전에 도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응가를 하는 동안 주변에 다른 위험한 것들이 없는지 살펴보기 위함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강아지가 응가하는 동안에는 자신을 보호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응가하기 전에 미리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는 아주 오래전에 강아지들이 사람에게 길들여지기 전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긴 행동입니다. 이런 본능적인 습성들이 세대를 거듭하며 유전되었고, 사람에게 길들여져 같이 살게 된 이후로도 계속 남아있는 것이지요.
첫 번째 이유는 과학적으로는 충분히 연구되지는 않은 내용입니다. 각종 미디어(블로그, 유튜브 등)에 이런 내용이 많지만 검증되지는 않았으니 재미있는 이야기로만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이유: 영역 표시
다른 이유로는 강아지가 자신의 냄새를 주변에 묻혀놓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강아지의 발바닥에는 땀을 분비하는 땀샘이 있습니다. 강아지 발에서는 소위 말하는 '꼬순내'가 나지요. 꼬순내가 나는 이유는 세균 때문인데, 자세한 이야기는 다른 포스팅에서 다뤄보겠습니다.
강아지마다 발에서 나는 냄새가 조금씩 다릅니다. 강아지 발에 살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 건강 상태, 활동량, 청결 상태 등에 따라 다르지요. 그래서 자신의 냄새를 묻혀 이곳이 자신의 영역임을 다른 강아지들에게 인지시키기 위해 열심히 돌고 도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도 과학적으로는 충분히 연구되지는 않은 내용입니다. 각종 미디어(블로그, 유튜브 등)에 이런 내용이 많지만 역시나 검증되지는 않았으니 재미있는 이야기로만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세 번째 이유: 지구의 남-북 축에 몸을 맞추기 위해서
세 번째 이유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내용입니다. 그 이유는 강아지가 지구의 남-북 축에 맞추어 응가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게 무슨 황당한 말이냐고요? 아래 내용을 더 봐주세요 ^_^
2013년에 독일과 체코의 공동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논문 Magnetic alignment in mammals and other animals(Sabine Begall 등)에 따르면 여러 종의 동물들이 지구의 남-북 축으로 몸의 방향을 맞추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Spontaneous Magnetic Alignment, 줄여서 SMA라고 하는데, 자발적으로 지구의 자기장이 흐르는 방향으로 정렬한다는 의미입니다.
강아지들도 남-북 축에 맞추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논문들이 있습니다. 체코의 한 연구진이 2021년에 발표한 논문 Turning preference in dogs: North attracrts while south repels(Jana Adamkova 등)에 따르면 강아지들이 머리를 북쪽으로 향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연구진이 2020년에 발표한 논문 Magnetic alignement enhances homing efficiency of hunting dogs(Katerina Benediktova 등)에서는 사냥개들이 사냥을 마치고 복귀할 때 남-북 축을 따라가면 복귀에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또 다른 연구로 37가지의 품종 70마리의 강아지들을 2년간 조사하여 총 5582번의 배뇨, 1893번의 응가를 관찰한 체코 연구진의 논문 Dogs are sensitive to small variatons of the Earth's magnetic field(Vlastimil Hart 등, 2013년 발표)의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지구의 자기장(Magnetic Field, MF)이 교란되지 않고 안정적인 시간(하루 중 약 4~5시간)에는 강아지의 몸이 남-북 축을 따라서 정렬된 상태로 배설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연구들을 통해 강아지들이 남-북 축 방향으로 몸을 맞추기 위해 응가하기 전에 빙글빙글 도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알쓸강잡 두 번째 이야기로 강아지가 응가하기 전에 빙글빙글 도는 이유를 알아보았는데, 재미있는 시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알쓸강잡 시리즈도 재미있고 신기한 내용으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멍멍이 지식정보 큐레이터, 멍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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